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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1-06-16 09:24:23
조회: 3,701  
제목 [over the space] 7회. 의재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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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은 풍화되고,
자연은 풍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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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의 의재미술관 (사진=김재경)
 

 
 


 

건물은 지어지는 순간부터 풍화라는 과정을 통해 퇴화하고 소멸에 이른다.


 

비와 바람, 더위와 추위는 건물의 풍화작용을 재촉한다.

 

돌, 벽돌, 나무처럼 오랫동안 건축 재료로 쓰던 것들은

 

풍화되어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근대 이후 공장에서 생산된 재료들은

 

자연에서 쉽게 변형되거나 소멸되지 않는다.

 

[도시의 이미지(The Image of the City)(1960년)]로 유명한

 

케빈 린치 교수의 마지막 작업은

 

[웨이스팅 어웨이(Wasting Away)(1990년)이다.

 

이 책은 폐기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

 

모스타파비는 레더배로우와 함께 쓴 책

 

[온 웨더링(On Weathering:The Life of Building in Time)(1993년)에서

 

건축의 풍화와 '시간 속의 건축'을 이야기한다.

 

건물은 완성되어 사용하면서부터

 

기후의 영향으로 천천히 낡아가기 때문에

 

건축의 목표는 이 피할 수 없는 과정에서

 

(기술을 통하여) 가능한 한 풍화를 지연시키며

 

문제가 발생하더라고 노화를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 <조성룡 건축과 풍화...우리가 도시에 산다는 것은>

 

(2019년, 수류산방, 심세중 엮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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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의 의재미술관 (사진=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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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의 의재미술관 (사진=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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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의 의재미술관 (사진=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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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의 의재미술관 (사진=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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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의 의재미술관 (사진=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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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의 의재미술관 (사진=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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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의 의재미술관 (사진=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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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의 의재미술관 관리동 (사진=김재경)
 
 
 
 
 
 
 
 
 
의재미술관 SKETCH UP (제작=모도건축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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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29일.

 

아직 봄이지만 한여름의 뙤약볕이 내리쬐는 날,

 

광주 송정역 케이티엑스역에서 내려 의재미술관을 찾는다.

 

십수년만에 다시 찾아보는 미술관은 얼마나 변해있을까, 궁금해하며 설레는 발걸음을 옮긴다.

 


 
 

벌써 20년이 된 미술관은 곳곳이 노후되어 비가 새고 마감 자재가 손상을 입고

 

추위와 더위에 견디기 어려운 건물로 변해있어

 

리모델링 공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1999년에 의재미술관 현상설계부터 실시설계와 공사까지 책임졌던

 

정상철 선배와 함께 현장 곳곳을 둘러본다.

 


 
 

20년전 의재미술관 설계를 진행하면서 겪었던 고뇌와 힘겨움이 기억되며

 

지금은 쓰지 않을(혹은 못할) 어려운 디테일들, 에너지효율을 생각하지 않고 마감된 각종 재료들이

 

먼저 눈에 띈다.

 


 
 

20년의 세월동안 건물도 변해왔지만,

 

건축법 등 현실적인 제약 조건이 훨씬 더 크게 변해온 것이 사실.

 


 
 

외관의 수려함을 위해 미술관 곳곳에 설치한 강화유리는

 

추위와 더위를 막아주지 못하는 외장재이다.

 


 
 

기름으로 가동되는 중앙집중식 냉난방시설은 유지관리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게하는

 

애물단지가 되어 있다.

 


 
 

벽체는 콘크리트로, 지붕은 철골구조로 적용한 탓에 곳곳에서 발생하는 누수를

 

감당하기 어렵다.

 
 

지하층 외벽에는 방습벽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다.

 


 
 

지금은 석면 함유로 쓰지못하는 자재인 섬유강화시멘트판넬로 마감된 외부 바닥은

 

이끼가 잔뜩 끼고 흑색으로 변해있는데다

 

미끄럽기까지 하여 외부 경사로로 오르는 길을 위험하게 만든다.

 


 
 

의재미술관에서 가장 중요했던,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사이의 이 외부 경사로는

 

지금의 건축법과 같이 무장애설계 기준으로는 만들어질 수 없었던 공간이다.

 

경사도는 1/10으로, 중간에 설치되어야 할 평지 공간이나 난간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다.

 


 
 

미술관 내부의 전시실은 무등산 자락의 경사지에 적합하도록 반 층씩 높이가 다르게 구성되는데,

 

이 높이를 무장애공간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각각의 층마다 리프트를 설치하였다.

 

지금은 흔한 이 시설이, 당시에는 제작 가능한 업체를 찾아내기위해

 

동분서주했던 스탭들.

 


 
 


 
 

지금의 관점으로는 참으로 부족한 내용이 많았을 이 미술관은

 

2001년에 한국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이라는,

 

규모에 비해 어마어마한 상을 수상한다.

 

더군다나 수십만평짜리 대규모 시설을 제치고 받은 상이라

 

정치적인 선택일 것이라는 소문이 있기도.

 


 
 

한동안 건축계에 한 획을 그은 건축물에 참여한 스탭으로써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작은 규모로, 지방에 지어지는 미술관

 

재단이라고는 하나 민간이나 마찬가지인 발주처

 

현상설계를 통해 당선된 안

 

당시로 젊은 건축가와 중견 건축가의 협업

 

수상에 대한 저작권 논란까지,

 

의재미술관에 대한 기억은 참으로 다양하다.

 


 
 

실시설계 마감을 위해

 

아무도 나오지 않은 사무실을 추석날까지 출근하여

 

도면을 작성하던 기억.

 


 
 

수개월간 새로운 디테일 연구로 많은 시간을 하염없이 흘려보낸 뒤에
마감에 쫓겨 작업해야 했던 힘겨운 날들.

 
 

건축이라는 작업이 연구와 회의만 거듭된다면,

 

도대체 결과물은 누가 언제 만드는거지?라는

 

뜬금없는 의문을 달고 지내기도 했던 시절.

 


 
 

건축물은 누구의 작품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시기이기도 하다.

 

초기 아이디어만 제공하고도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젊은 디자이너.

 

현장을 150번이 넘도록 방문하고
 

상주감리자를 3명이나 배치하며

 

건물의 완성에 심혈을 기울인 중견건축가.

 


 
 

항상 공동작품으로 이름을 올리지만

 

타인보다 자신의 우세를 더 주장하고 싶은 욕망은

 

모두 건축물에 대한 애정에서 나오는 현상이리라.

 


 
 

아마도 그 시절에 결심했던 것 같다.

 

누군가의 디자인을 완성해주는 역할은 수행하지 않겠다는 것.

 

도와준다면 그저 도움준 것만으로 만족하겠다는 혼자만의 약속.

 

반드시 저작권이 보장되는 작업만 수행하겠다는 다짐.

 


 
 

그 때의 다짐을 실천하고 있는 지금이 그래서,

 

건축사로써 활동할 수 있는 현재의 상황이

 

더 뿌듯한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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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재미술관의 실시설계 도면, 디테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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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 경사로 하부의 이 공간에, 어떻게든 화장실을 욱여넣어야했다.
 

설계가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화장실을 해결하라는 과업이 주어진다.
 


 

아무리 스케치를 해 보아도 남/여 화장실과 장애인용 화장실을
 

도저히, 배치할 수 없는 세장한 공간.
 


 


 

완전히 다르게 해볼까?
 


 


 

그래서 통로를 통해 이동하면서 각 칸마다 양변기와 세면기를 함께 배치해 본 것.
 


 

의재미술관의 이 작은 부분에 아이디어를 냈다는 것이
 

얼마나 뿌듯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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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1층 화장실. 의재미술관 화장실은 각각이 모두 형태가 다릅니다. 화장실 골라 가는 재미?

 

(의재 허백련 삶과 예술은 경쟁하지 않는다. 2011 디자인하우스 심세중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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